7월 27일은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일이다. 한국은 이 날을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로 부르면서 한국군 및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용사들을 기리고 전사자들을 추모한다. 금년에도 그랬다. 26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남공항에서 하와이에서 돌아오는 6·25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맞이하는 행사를 엄수했고, 27일에는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영화의 전당’에서 22개 참전국의 대표단과 유엔 참전용사들을 모시고 기념식을 열었다. 북한이 이 전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북한은 이 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이라고
지난 2월 6일 새벽 리히터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과 80여 차례의 여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대를 강타했다. 이 지역에는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아라비아판, 인도판 등 4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아나톨리안 단층대가 위치해 있어 과거에도 크고 작은 지진들이 일어났었다. 이 지진으로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와 시리아 북부의 포르투갈 크기의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고 수만 명이 사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폐허가 된 도시 중에는 6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 안타키아도 포함되어 있다. 안타키아는 성경에 ‘안
핵보유를 향한 북한 김일성의 잰걸음은 1953년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후 북한은 대를 이어 핵개발에 몰두했고 2006년 첫 핵실험을 하면서 ‘기술적 핵문턱’을 넘었다. 처음에는 “억제용일 뿐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겸손 코스프레’를 하면서 구밀복검(口蜜腹劍: 배에는 칼을 품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한다)했지만, 2013년 ‘핵보유법’ 제강을 통해 ‘핵보검(核寶劍)’을 칼집에서 꺼내들고 이제부터는 휘두를 수 있다고 선언했다. 2017년에는 ‘미 본토 타격’을 위협하면서 미국과 핵설전을 벌였다. 실제로 미국과 핵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애국 국민들의 귀에는 문재인 정부의 난정(亂政) 동안 쌓인 적폐들이 산더미 같은데도 윤석열 정부가 이를 척결하는데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사실, 안보 분야만 하더라도 전작권 분리 및 연합사 해체·종전선언, 9·19 남북군사합의, 탈원전, 약소(弱小) 지향적 국방개혁 등 북한을 이롭게 하고 한국의 안보와 동맹에는 해가 되는 많은 조치들을 시도되었거나 강행되었다. 국정원의 정치화와 대공(對共)가능 무력화도
유럽에서 러시아가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북한이 핵사용을 위협하면서 핵전쟁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엄연한 주권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빼앗은 땅을 러시아 영토로 합병하고는 그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면 핵을 사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제20차 공산당 대회를 통해 3연임이 확정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대만에 대해 무력 불사용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통일을 위한 모든 옵션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유럽과 대만 그리고 한반도 중 한 곳에서 3차 대전의 불씨가 지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핵태세검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를 발표하여 핵정책과 핵전략의 근간을 내외에 선포한다. 이를 통해 대내적으로 정책결정자들과 군에게 새 정부의 핵 기조를 주지시킴으로써 전략수립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외적으로는 적대국이나 파트너국들이 최강국의 핵태세를 제대로 인지하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북한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2013년 ‘북한판 NPR’에 해당하는 ‘자위적 핵보유법’을 제정하더니만, 금년 9월 8일에는 ‘제2차 NPR’이라 할 수 있는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했다. 이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을 보면 동체가 공연히 거추장스러운 날개를 달고 힘들게 올라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착시일 뿐이다. 실제로는 날개가 양력을 발생시켜 동체를 들어 올린다. 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면 발아래 풍광을 가로막는 날개가 성가시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게 아니다. 날개가 공연히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날개가 있어서 비행이 가능하다. 동체에는 식사와 영화를 즐길 편안한 공간이 있지만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혹한의 찬 공기와 부딪쳐야 한다. 세상에는 동체 안에서 편안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날개
서훈·박지원 전 국정원장들이 2019년 북한 어민 강제북송과 관련하여 고발당하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면서 국정원 개혁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원은 박정희 정부 시절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여 전두환 정부에서 ‘안전기획부’로 개칭되었다가 김대중 정부에 이르러 현 명칭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흑역사를 기록해왔다. 박정희 시절 중정은 유신체제를 보위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고, 전두환 시절 ‘남산’도 체제에 비판적인 정치인, 시민, 언론인, 지식인 등을 혼내주는 무서운 곳이었다. 권위주의 시대
문재인 정부는 퇴임을 앞둔 시점에 발행한 「국정백서」를 통해 자신들의 집권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한 흔들림 없는 전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와 ‘평화를 위한 군사적 뒷받침’을 노력했으며 그 결과 ‘국민이 체험하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내외 지지 기반 확보’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문 정부와 함께 지난 5년을 풍미했던 구 여권 정치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여 ‘북한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 ‘원칙에 기반하는 대북 기조,’ ‘한미동맹 강화’ 등을 강조하자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평화세력 대
5월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취임 후 11일 만인 5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계를 안보동맹에서 경제·기술동맹을 넘어 보건·반도체 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친북·친중 기조로 심하게 이완된 한미동맹을 복원해야 하는 시점에서 양국 정상이 ‘더 튼튼하고 넓은 동맹을’을 위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공동목표를 재확인한 것은 시의적절한 안보·외교 성과였다. 사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동안 ‘안보와 동맹’을 거듭 강조했고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는 ‘자유와 공정’
또 한 분의 6·25 참전 미군의 영웅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4월 9일 윌리엄 웨버(William Bill Weber) 예비역 육군 대령이 향년 97세로 메릴랜드 캐롤카운티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웨버 대령은 1925년 시카고 출생으로 1943년 입대하여 2차대전 동안 제11 공수대대 소속으로 필리핀에서 근무했고 종전 무렵에는 일본의 군수기지에 강제로 끌려온 한국인 강제 노역자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수행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 187 공수여단 소속 육군 대위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고, 이후 원주에서 공
2월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개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의 막이 올랐다. 현재 미국과 나토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대러 경제제재의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력 격차가 워낙 큰 상황에서 그리고 미국과 나토가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세계 제2위 군사강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음이 놀랍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전쟁의 끝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어떤 결말로 가든 이 전쟁은 세계질서에 변화를
2월 7일 전주 차명자산 ‘평화의 전당’에 제의를 차려입은 천주교 사제들과 수녀들 그리고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모였다. 추최 단체인 정의구현사제단(이하 ‘정구사’)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 기도회’를 연다고 했다. 정구사 대표 사제인 김영식 신부가 등단했다. 김 신부는 가지런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로 마이크를 잡았다. 금세라도 복음을 전파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기도도 복음도 아니었다. 그가 낭독한 것은 ‘천주교 평신도·수도자· 사제 1만 5천 인의 호소’라는 성명서였고, 내용은 특정
선거를 계속 치르면 군대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선거철만 되면 젊은 표심을 사려는 정치인들이 모병제, 사병봉급 인상, 군복무 기간 단축 등을 주장하는 악순환 때문에 생긴 말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후보시절 ‘18개월 복무’를 공약했고 당선 후 실제로 복무기간을 줄여나갔고, 이후 이명박 정부가 24개월로 환원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다시 18개월로 단축했다. 최근에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가 ‘병사 봉급 200만 원’을 공약하자 이에 질새라 야당 후보도 같은 공약을 내놓았다. 선거철마다 도지는 국방포
대한민국에 대한민국이 없다. 정부에도 정치에도 그리고 대선판에도 대한민국은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괴이쩍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사회와 동맹국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12월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회의에서 발표하기 위해 출국하던 날에도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괴이쩍은 현상들이 필자의 뇌리를 짖누르고 있었다. 임기가 반년도 남지 않은 정부가 핵무장 북한과의 종전선언에 올인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대선판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 이슈들이 실종되고 있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던 터였다. 게다가 미국이 코로나
핵태세검토서(NPR)는 미국의 핵전략과 핵정책의 골간을 확정·발표하는 미국 정부의 최상위 전략서 중의 하나다. 당연히,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제5차 NPR 발행을 준비하면서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 선제불사용(NFU: No First Use)’ 원칙과 핵무기를 미 본토 방어용으로만 사용한다는 ‘단일 목적(Ssole Purpose)’ 조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술렁이고 있다. 미국이
세상이 많이 혼란스럽다. 미·중 간에는 신냉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러 간에도 ‘작은 신냉전’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대륙과 해양 그리고 우주 및 사이버 등 모든 공간과 군사, 경제적, 정치,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에게는 ‘중국판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Shock)’이다. 유럽에서는 핵병기와 에너지 자원의 무기화를 통해 초강대국으로의 복귀를 꾀하는 러시아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즉, 또 한번의 세계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그것이 기존 패권국이 성장하는 도전국을 용인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투키
핵과 미사일은 늘 붙어다니는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다. 핵폭탄을 손으로 던지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발수단은 늘 필요하며, 미사일은 핵폭탄을 원하는 목표로 날려보내는 주요 투발수단(delivery vehicle)이다. 그래서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해야 비로소 ‘핵무기’가 되며, 미사일 꼭대기에 탑재되는 핵폭탄을 ‘핵탄두(nuclear warhead)’라고 한다. 핵무기를 실제로 쏘려면 발사를 위해 운용해야 하는 장치들이 있다. 지상발사 핵미사일을 여기저기로 옮겨가면서 쏘려면 이동발사 차량이 있어야 하고 공중
최근에도 정가에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과거에도 이런 주장들이 간간히 흘러나왔지만, 그때마다 잔잔한 파장이 일어나다가 이내 잠잠해지곤 했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된 주장들은 다양하다.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온상이 되어 혈세를 쓰면서 남성혐오적이고 역차별적인 제도들을 만들어낸다는 주장, 여성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므로 여성 문제를 다루는 정부 부처를 별도로 두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주장, 전통적 가족관계를 붕괴시키는 동성애나 기존의 성(性)개념을 파괴하는 다성(多性)론의 부상을 억제하는데 아무런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한미동맹은 미증유의 위기를 맞았다. 한미동맹 위기란 미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전략과 동북아 전략에서 한국이 동반자가 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한국에게는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줄 나라가 없음을 의미한다. 동맹의 위기를 불러온 4대 요인으로는 미·중 신냉전, 북한의 동맹 이간, 트럼프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문재인 정부의 친북(親北)·친중(親中)·반일(反日)·탈미(脫美) 정책 기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한국 정부의 좌파적 수정